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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cutting Date : 2003/12/01  Hit : 4614  Recommend : 1046   
 불광동 2층집, 8남 1녀 사는 이야기

살며 사랑하며... ②

불광동 2층집, 8남 1녀 사는 이야기


지난 3월 10일,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는 경찰청과 조선일보사가 공동주최한 제34회 청룡봉사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웃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보여준 경찰관과 일반시민에게 상을 주는 자리였던 것이다. 충, 신, 용, 인, 의 5개 부문 중 인상을 수상한 강동택(36) 씨. '작은 자리'라는 장애자 보호시설을 열고 9명의 중증 장애아동 9명을 간호해 온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하지만 직접 찾아가 본 강동택 씨의 '작은 자리'는 장애아 보호시설이라기 보다는 9명의 아이들과 삼촌, 이모가 만나 이룬 다복한 가정이었다.

"8남 1녀에 삼촌도 되고 아빠도 되는 제가 있고, 이모 3명이 있는 대가족이예요. 뭐 특별할 건 아니고 그냥 이렇게 사는 가정도 있다 그렇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강동택 씨는 한사코 자신의 이야기를 입에 올리길 꺼려한다. 그저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는 것 뿐인데 특별한 일을 한 것처럼 생각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이모는 간호사인 성정민 씨와 사회복지사인 이은희 씨, 유아교육교사인 박정숙 씨다. '작은자리'라는 이름엔 맞지만 이 세 이모와 9명의 아이들이 복작거리기엔 다소 좁은 듯한 집. 무엇보다도 2층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쿵쿵거리는 소리 때문에 아래층에 미안하다.

요즘엔 새학기를 맞아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게 많다. 특히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승규가 이번에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열 다섯 살이지만 이제껏 호적이 없어 학교에 들어가지 못한 것을 강동택 씨 밑으로 호적을 옮겨 서류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아이들이 가진 환경 때문에 이런 일들이 많은데 다음 큰 아이인 희규도 마찬가지. 셋째인 경현이는 4학년에 다니고 있다. 넷째 민희는 유일한 여자아이이며 팔에 깁스를 한 것 같은 성관이는 다섯째로 별명이 로보캅이다. 처음엔 팔을 다친 것이 아닌가 했지만 자꾸 손가락을 빨아 부목을 대줘야 했다. 대단한 장난꾸러기이다. 얌전한 얼굴에 간질이 심해 걱정인 병욱이가 그 다음이고 이 밑으로 싹싹하고 활달한 성진이와 내성적인 구민이가 있다.

아빠에게 찰싹 달라붙어 있는 막내 석준이. 다섯 살인데 다운증후군으로 척 보기에 세 살이 안되어 보이는 작은 체구다. 이처럼 숟가락질이나 대, 소변 가리는 것 등 다른 아이들이 당연히 하는 것을 이 아이들은 힘겹게 해냈다.

그 때마다 아빠나 이모들의 마음은 큰 기쁨으로 벅차기만 하다. 그런 변화는 옆에서 지켜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기 때무에 더욱 각별하다.

강동택 씨는 원래 종로구에 있는 장애인 복지시설인 '라파엘의 집'에서 4년간 일을 했다. 하지만 작은 시설에 너무 많은 아이들이 함께 생활하다보니 아이들이 불편해하고 필요한 사랑을 나누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알았다.

95년 6월에 문을 연 '작은 자리'는 이전까지 아이들을 보며 느꼈던 안타까움을 다소나마 해결해 보려던 강동택 씨의 노력이다. 이를 '그룹홈'이라고 하는데 일반 주민들 속에서 가족처럼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현재 작은 유통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닭집으로 배달되는 재료들을 만드는데 닭에 관한 건 뭐는지 다 있다. 닭꼬치, 닭강정, 치ㅣㄴ볼, 닭갈비 등 주문만 하면 배달해준다. 아이들의 생활비와 교육비는 후원자들이 부쳐주는 돈 외에 이 일로 충당하고 있다. 집이 좁아 강동택 씨는 대개 이 좁은 회사에서 잠을 잔다. 그래서 마침 봄을 맞아 곧 이사를 갈 예정이고 집도 봐 두었다고 한다. 하지만 여유 돈이 모자라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며 목소리를 낮추는 한 이모의 말에 어려운 사정을 조금은 알 수 있었다. 그런 생활이 힘들어 보여 강동택 씨에게 결혼 생각은 없냐고 물었다. 그는 시원하게 웃는다. 이미 아이들이 있는데 또 무슨 가족이 필요하냐면서.

<이 글은 제 친구인 박선영 씨가 직접 취재하고 쓴 글입니다. 위 사진에서 보이시죠? 맨 오른쪽에 아이를 안고 활짝 웃고 있는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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