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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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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cutting Date : 2003/12/01  Hit : 4970  Recommend : 1247   
 밥 한끼의 사랑, 다일 공동체

살며 사랑하며... ④

밥 한끼의 사랑을 실천하는 다일공동체


한 방울의 물에도 천지의 은혜가 스며있고
한 톨의 곡식에도 만인의 땀이 담겨있습니다.
이 땅에 밥으로 오셔서 우리의 밥이 되어
우리를 살리신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우리도 이 밥 먹고 밥이 되어
다양성 안에서 일치를 추구하는 삶을 살겠습니다
밥상을 베푸신 하나님 은혜에 감사드리며
밝은 마음, 밝은 얼굴, 바른 믿음, 바른 삶으로
이웃을 살리는 삶이기를 다짐하며
감사히 들겠습니다.
아 멘....

정오 12시, 서울 청량리 쌍굴다리 밑에선 한 청년의 애절하고 간절한 기도와 함께 경건한 의식이 행해진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다일밥상이 펼쳐지는 이 곳엔 매일200 ~ 300여 명의 행려자, 무의탁 노인, 독거 노인, 알코올 중독자 들이 찾아온다. 다일공동체에서 밥상사랑을 펼치기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건만 10년째 변함없이 식사하러 오는 사람도 간혹 있고 최근들어 IMF로 인해 실직자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다일공동체 가족들은 이 많은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아침 7시에 쌀 20kg 두 가마를 씻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매월 정기적으로 날을 정해 음식을 장만해 와서 도움을 주는 교인들도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10년을 한결같이 배식하다보니 여러 가지 잊지 못할 일들도 많이 있었다. 배식하는 쌍굴다리를 지나다가 말없이 배추 몇 포기를 내려놓고 가는 사람, 야채시장에서 버려진 무 배추를 다듬어 하루벌이 하시는 분들이 시레기 국이라도 끓여드리라고 얼마의 채소를 차에 들이밀고 가기도 하고, 또 어떤 분은 한참동안 배식광경을 지켜보다가 주머니에서 봉투 하나를 꺼내 주고 가셨는데 나중에 열어보니 상당한 금액의 돈이 들어있어 매우 놀랐던 적도 있었다고 한다.

매일매일 드러내지 않는 숨은 손길과 각양각색 봉사자들의 고마운 손길로 오병이어의 기적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밥상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다일 공동체의 다일은 '다양성 속에서 일치를 추구한다'는 뜻으로 우리에겐 「밥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이라는 책을 출간해 일명 '밥퍼'목사로 잘 알려진 최일도 목사를 비롯하여 여러 사람들이 개인적 야망을 포기하고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현재 다일공동체엔 교회가 없이 고등학교의 강당을 빌려 예배를 드린다. 예배당보다는 행려자들을 위한 무료숙소가 더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노력의 결과로 내년엔 다일공동체 앞 부지에 지상 6층, 지하 3층의 노인전문무료병원인 '천사병원'이 개원될 예정이다. 내과, 한방, 치과 3개의 진료과로 나누어 돈이 없어 병원을 가지 못하는 노인들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이다. 모기업과 여러 독지가들이 성금을 내겠다, 당을 주겠다, 건물을 지어주겠다고 했지만 최일도 목사는 정중히 거절을 했다. 무료봉사의 취지에서 만들어지는 병원이 사기업 등의 도움을 받게 되면 훗날 지분문제라든가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발생할 지도 모를일이기 때문이다. 천사병원은 누구의 이익을 위해서 만들어지는 병원이 결코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십시일반으로 여럿이 함께 나누고 싶었기에 더디더라도 천사회원들의 모금운동을 통해서만 병원을 건립할 예정이다.

다일공동체는 이 땅에 오신 하나님께서 친히 하시는 일이라 믿기에 밥상봉사는 이 땅에 밥을 굶는 사람이 단 한명이라도 있다면 그 날까지 쉬지 않고 계속될 것이다.

오늘도 청량리 도심 한복판에선 어김없이 나눔과 섬김의 사랑이 조용히 그리고 간절하게 실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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