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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만 제대로 해도 세상을 얻은 것이다
요리사 신동일
화엄경에서
선재라는 소년이 진리를 깨닫기 위해 길을 떠나던 중
뱃사공을 만나
가르침을 받았던 대목을 기억합니다.
"넌
앞으로 한가지 일만 해도 이 세상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
이
책에서 배운 것이 지금의 제 생활입니다.
 명동의
외곽인 중앙극장 옆, 과연 길이 있을까 싶은 후미진 골목을 들어서면
골목
어귀에 4인 테이블 4개에 한 사람이 겨우 움직일 수 있는 작은 주방이
있는 5평가게의 '申돈갓'이라는 돈가스 전문점이 있다.
'신돈갓'
이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탓에 간혹 발길을 멈춰 세우고 들여다보는 사람들도
있다는데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자아내는 이 곳은 다름 아닌, 혼자 주방과
홀을 맡고 있는 1인 2역의 신동일 사장이 직접 개발한 독특한 돈가스를
판매, 메뉴명도 '신동일이 만든 돈가스'라 정하고 간판 역시 그의
성을 따 '신돈갓'이라고 이름지은 작은 식당이다.
음식업에 종사한지 10년째, 대학을 졸업하여 평범한 회사원으로
지내던 신 사장은 단조로운 회사 생활에 무료함을 느껴 적성에 맞는
일을 찾던 중 평소 관심이 있던 요리 취미를 개발, 홀연히 음식업에
뛰어들었다.
겉으로
보기에 전혀 고생하지 않은 듯한 말끔한 외모와는 달리 전공과 무관한
요리를 배우느라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요리에 대해 기초부터 조금씩
쌓아 나갔다. 그러면서 요리를 배우러 일본까지 가야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한다. 물론 그도 요리를 배우러 일본을 여러차례 방문하였다.
역사는 짧지만 음식에 대해서만은 튼튼한 기초로 성공한 나라 일본,
그 사실이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화나기도 한다는 그는 "너도
나도 고교만 졸업하면 대학만이 전부인양 하는 식의 부실한 교육정책의
후유증이 우리사회를 심각한 고급인력 실업자 양성소로 만들어가는 겁니다.
그래서 할 것 없으니 식당이나 차리자.. 하는 식의 사회적 분위기는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올림픽도 월드컵도 모두 중요하지만
우리 의식주가 걸려있는 음식이야말로 기초질서를 바로 잡지 않는 한
멋진 음식문화는 기대하기 어렵죠." 그의 주관은 뚜렷하다.
신동일
사장은 소형업소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원칙이 있다고
한다. 우선 작은 점포일수록 메뉴를 단순화시킬 것, 고객이 좋아해야
하며 조리하는데 불편하지 않아야 하고 가게 분위기에 어울리는 몇가지
메뉴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해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신선한
아이디어로 더 나은 메뉴를 개발하고 싶어하는 그는 주로 재래식시장이나
쇼핑센터 식품점에 한계를 느껴 요즘엔 영화나 소설 등을 읽으며 소재를
찾아다닌다. 그리고 벤치마킹의 방법으로 다른 식당을 방문하여 직접
시식해보기도 한다.
최고를
위해 준비된 음식은 있지만 최고의 음식은 없다고 말하는 그는 오늘도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기 위해 그만의 길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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