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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cutting Date : 2004/11/07  Hit : 15384  Recommend : 1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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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어서 하늘까지, Annapurna 5416미터 Pass!


2004년 10월 5일 맑음.
며칠째 계속 비가내리더니 오늘 처음으로 비가오지 않는다.
마치 생일이라고 하늘이 특별히 축하해 주는 것만 같다.
2년전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서 맞았던 생일을
올해는 안나푸르나 circuit trek중에 맞는다. 아무래도 좋다.
하늘 매우 맑고 덩달아 컨디션 아~주 좋다.

오늘로 트레킹 시작한지 일주일째,
이제 내일이면 circuit trek의 하이라이트
드디어 해발 5,416미터의 Thorong-La(토롱라)를 패스하는 구나!
생각만해도 떨린다!!
모든 트레커들은 고소적응을 위해 Manang(마낭)이라는 곳에서 이틀을 머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롱라를 패스하지 못할 경우엔
힘들게 올라온 이 일주일 길을 다시 내려가거나-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아니면, 말을 타고 패스하는 방법이 있다.
헬기를 부를 돈도 없고, 말을 탈 돈도 없고, 다시 이 길을 내려갈 생각은 더더욱 없으니
나는 죽기 아니면 넘어가기로 하자.
아침부터 계속 기분이 업 되어 있다. 아무래도 좋다.
점심 때 들른 Throng Pedi 산장 아저씨께 오늘 제 생일이예요. 했더니
숙박을 공짜로 해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하셨다.
그러나 아저씨의 달콤한 유혹을 물리치고 하이캠프까지 가기로 한다.
사실은 Letdar에서 만난 한 미국인 아저씨가 토롱라를 패스하기 전에
조금 더 걸어 하이캠프에서 머무는 것이 좋다고 충고해 주었기 때문이다.
"많은 트레커들은 토롱패디에서 묵을 것이다. 그러나 힘들더라도
하이캠프에서 머무는 것이 패스를 위해 좋다. 경치도 더 좋다."
라운딩이 3번째라는 이 아저씨의 충고를 100%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머리가 조금 지끈거렸지만, 꾹 참고 한 시간만 더 걷기로 한다.
하이캠프까지 가는 길은 생각보다 경사가 급했다.
사과를 짊어지고 올라가는 말들을 보다가 '나도 저 궤짝안의 사과였으면 좋겠다, 그럼 편할텐데..'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올라가다보니 11시.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 짐을 풀고 방을 잡았다.
1박에 200루피. 최고다. 그럴만하지. 이런 곳에 산장이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다.
먼저 올라온 부지런한 여행자들이 이미 볕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누워 빈둥거리고 있다.
나도 긴 의자를 하나 골라잡고 레몬차를 한잔 마셨다.
의자에 누워 창문 밖 설산을 바라보며 이 생각 저 생각,
내일 토롱라를 잘 패스할 수 있을까, 오늘이 무슨 요일인가, 생일이 이렇게 지나네..


2004년 10월 6일
절대 혼자 토롱라를 넘어선 안된다고 사람들이 말했다.
고산증이 오면 도움을 청할 수 있어야하고,
가장 큰 이유는 누군가와 함께 토롱라를 넘는다는 것이 의지가 되어 더 쉽게
패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오후엔 눈보라가 세차지므로 오전중에 토롱라를 패스하려면
늦어도 새벽 5시엔 출발해야 한다고 했다. 겁 안줘도 충분히 책에서 읽었는데..
새벽 4시. 눈을 떴는데 너무 일찍 일어났나보다. 긴장했나.
화장실 가려고 밖을 나갔다가 아.. 밤새 내린 눈도 눈이지만,  
까만 밤 하늘에 촘촘히 박힌 별들이 마치 크리스마스츄리같이 반짝인다.
내 눈앞에 펼쳐진 작은 우주. 환상이다.
뜨거운 물 1리터를 사서 아침대신 홀짝홀짝 마시면서 사람들이 일어나길 기다렸다.
새벽 5시. 출발팀이 있어 그들과 합류하기로 했다.
눈밭에 난 앞 사람의 발자국을 그대로 따라 걷는다.
몇 발짝 걷다가 뒤를 돌아보니
아.. 하늘의 별빛, 또 그 아래엔 뒤를 따라오는 트레커들의 헤드렌턴의 불빛..
자동차 행렬의 긴 꼬리같다. 이것도 장관이군.
어둠이 점점 걷히면서 눈앞의 산들이 30분마다 다르게 다가온다.
내 앞에 혹은 내 옆에 불쑥불쑥 모습을 드러내는 크고 작은 설산들. 하나도 같은게 없다.
감탄을 하며 한 시간 정도 올라가니 놀랍게 작은 산장이 하나 나온다.
블랙티 한 잔이 50루피. 하하, 그러나 고맙기만 하다.
얼마나 남았냐고 물어보니 4시간만 더 올라가면 된다고 한다.
4시간이라. 거리는 상관없다. 이제 시간으로 가늠한다.
그래, 나는 걸을테니 시간아 제발 흘러라....
첫날 트레킹 할 때부터 계속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만난 독일인 5명이 내 앞을 지나간다.
이상한 것은 난 늘 이 친구들보다 일찍 걷기 시작하는데 이들은 어느새 내 앞을 스쳐지나간다.
특수훈련을 받은 자들임에 틀림없다.
- 정상에서 만나자!
그들은 인사를 건네며 내 앞을 지나간다.
어둠이 완전히 걷히고 해가 나기 시작하면서 걷는 것이 점점 힘들어졌다.
거리는 상관없고 오로지 시간에만 의존한다.
시계를 보니 시간상으로 한시간만 더 가면 되는데
다리는 풀리고 허리는 아프고 숨은 차고 바람은 점점 세어지는데
난 그 자리에 망부석 처럼 서서 더 이상 올라가지도 못하고 내려가지도 못하고..
내가 왜 여기있는 거야. 누가 등 떠밀어 온 것도 아닌데.
온 길을 돌아보니 까마득하고 갈 길을 올려다보니 한숨이 나오고..
- 거의 다 왔어. 거의 다 왔어. 힘내.
네팔인 포터가 지나가면서 나의 등을 툭 치고 지나간다.
이 자식은 저 아래에서부터 매번 나에게 한 시간만, 한 시간만 더 가면 돼.
그렇게 약 올리듯 말하고 지나가는 녀석이다.
순간, 괜히 신경질이 나서 소리를 빽 질렀다.
- 거짓말. 어디가 정상야! 안보이잖아!
- 정말야. 저기. 저기가 정상야.
눈물을 훔치고 보니 뭔가 뿌옇게 싸인보드가 보이는 것 같다..

정상에서 쉬고있던 트레커들은 사람들이 하나 둘 올라올 때 마다 박수를 쳐주며 서로 축하해준다.
- 와. 정상이야.
얼싸안고 눈을 뿌리며 장난을 치다 뭔가가 생각났다.
- 잠시만..
손수건을 활짝 펴들자 일제히 여기저기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 와. 너 정말 대단해. 멋지다!
포카라 한 등산장비 상점 아저씨에게 선물받은 태극기 손수건.
처음으로 태극기를 활짝 펴보았다.
머리아픈 것은 홀랑 잊었다!

산길은 공평하다. 올라가면 반드시 내려가야 하는 것.
반나절 죽어라고 올라온 길을, 반나절 다시 또 죽어라고 내려왔다.
묵띠낫까지 내려오는 길은..이게 길인가? 절벽 수준이지.
샤워하다보니 새끼발톱이 퍼렇게 멍들었다. 난 결심했다.
나, 두번 다시 이 길을 오지 않겠다.


- 2004년 Annapurna circuit treak 일기 중에서


약 한달 전의 일기이다.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했군. 쯧쯧.
뭔 저런 결심을. 설마. 흐흐..

* nocutting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4-06-07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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