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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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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cutting Date : 2003/11/04  Hit : 4464  Recommend : 1316   
 서울에서의 마지막 봄 밤..
        

벌써 4번째 전화다.
새벽 2시가 다 되어가는데 엄마도 아직 안 주무시나보다.
약은 챙겼느냐를 시작으로 인도는 지금 덥냐, 더우면 얼마나 덥냐, 옷은 어떤걸 가져가느냐, 거기서 아프면 어떡하느냐, 물건을 잃어버리면 어떡하느냐, 비행기에 한국 사람은 얼마나 타느냐 등등등..
마치 여행사에 문의하는 것처럼 이것저것 궁금한 것을 두서없이 물어보신다.
나만큼 많이 걱정되시나보다.

오늘 저녁에 전화하셨을 때.. 가뜩이나 정리가 안되어 혼자 생쇼를 하며 난리치고 있던 터에 엄마 전화를 받고 한바탕 울어버렸다.
건강하게 아프지 말고 잘 다녀오너라.. 이런저런 말씀을 하시다가
"얘, 미안하다.."하셨다.
"뭐가 미안해?"
"내가 그렇게 말렸는데도 너 이렇게 인도 갈 줄 알았다면 처음부터 화내지 말고 잘 다녀오라고 할걸.. 그럼 너도 속 안상하고 좋았을텐데.."
난 아무말도 못했다.
눈물이 주루룩...

그동안 엄마는 나의 인도여행에 대해 별별 제안을 하셨다.
가려면 유럽같이 깨끗하고 안전한 나라를 가라,
6개월은 말도 안되고 크게 선심쓰시며 1개월만 여행하면 어떻겠냐..라고도 하셨고,
정 그렇게 가고 싶으면 결혼을 해서 신혼여행으로 인도를 가는 게 어떠냐..라고 까지 말씀하셨다.
(이 최후의 제안에 난 몹시 놀랐다. 엄마가 이런 상상까지..)

엄마는 나 만큼이나 나를 잘 알고 계신다.
내가 그렇게 비위가 좋다거나 강한 성격이 아니라는 것을.
그래서 더 걱정하시는 거겠지만.
밥을 한 끼 굶더라도 궁금하시지 않게 전화를 자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엄마는 모르실까? 내가 엄마에게 더 죄송하고 고마운데..
엄마, 건강하게 잘 있다가 돌아올께.
엄마 사랑해~



작성자 [ nocutting ] - 2002년 03월 14일 오전 01시 55분에 남기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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