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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을 떠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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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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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cutting Date : 2003/11/04  Hit : 4317  Recommend : 1092   
 난 회사에 무엇을 할 것인가

12월 중순쯤에 실장님께서 부르셨다.
"조대리 요즘 이상한 소문 돌던데.. 베트남 간다며?"
"네? 베트남이 아니고 인도인데.."
핫.. 실장님의 레이다에 걸렸군.. 크헉..
실장님께선 상반기에 회사가 바빠지니 6월까지만 일하면 3개월간의 유급휴가를 줄테니
그때까지 돈 벌어서 여행을 하는게 어떻겠냐고 제안하셨다..
이건 제안이 아니라 특혜다. 특혜.. 일단 생각해 본다고 말씀드렸다.
그러나 한편으론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생각이 슬그머니 들었다.
솔직히 모두 일하고 나만 유급휴가를 간다는 게 어디 합당한가.
만약 누가 그런 식으로 유급휴가를 간다면 나는 무척 화가 날 것이다. 누군 여행갈 줄 몰라서 못 가나..
모두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기분 좋은 분위기인데 회사를 그만둔다는 말을 하기가 좀 그래서
크리스마스 지나고 다시 말씀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
실장님께서 아침에 다시 부르셨다.
"생각해봤니?"
아무래도 6월까지 회사 다니기는 어려울 듯 하다고 말씀드렸다.
실장님께서 부장님까지 부르셨다..
난 2월초까지만 출근하고 싶고 3월초에 여행을 계획중이라고 말씀드렸다.
결론은 2월 5일까지만 근무하고 여행중인 3개월 동안을 휴직처리 하기로 했다.
휴직이라.. 휴직이라는 걸 처음해 본다.
사실 회사에 고맙다. 여행은 여행일 뿐, 난 인도에 살 생각은 없다.
여행이 끝나면 난 다시 한국에 돌아와 한국에 정착할 것이다.
그런 나에게 휴직이라면 여행하는 내내 마음이 얼마나 편할 것인가..
서울에 다시 돌아와 일할 곳이 있다는 것이..
돌아보면 그 동안 회사일도 열심히 하지 못한 것 같은데 회사에서 그렇게 배려를 해주다니..
고마울 따름이다.
주5일 근무인데도 매일 아침 9시 30분에 출근하고.. 또 지난 1년 동안 나만 휴가를 2번이나
다녀오기도 했다.
딴지 치앙마이 트래킹을 갈때는 여름휴가를 돌려서 가겠다고 말해놓고 여름 휴가가 다가오자
난 다시 캄보디아로 일주일 여행을 다녀왔다.
이젠 사표를 낸다고 하는데도 휴직처리를 해주겠다고 한다..
정말 돌아와선 더 열심히 일하고 싶고.. 더 많이 회사에 내 정열을 쏟아붓고 싶다..

사실 인도여행을 생각하면서 맘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는 가족들이고
다른 하나는 회사문제였다.,
오래오래 보고 싶은 사람들.. 이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떡해해야하나..
가족도 아닌 그저 동료일 뿐인데 오랜시간동안 여행간다는 걸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런데 뜻밖에 이렇게 쉽게 결론이 나다니..
이제 오래되서 그런지 정말 동네오빠같이 느껴지는 김부장님께서 많이 도와주셨다.
가기 전에 정식으로 고맙다고 말씀드려야 겠다.

그런데 새로운 걱정이 생겼다.
내가 정말 3개월만 여행하고 돌아올 수 있을까..
비자 자체가 6개월 짜리인데.. 내가 6개월을 채우고 싶어지면 어쩌나..
새로운 고민이다. 그러나.. 아직 인도도 가지 않았는데 뭘..
인도에 가서 생각할 일이다.
그래.. 인도에 가서 생각하자..

2001.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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