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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cutting Date : 2003/11/30  Hit : 6316  Recommend : 840   
 첸나이, 현금도난사건, 그리고 6시간 후..

어제 새벽 5시 첸나이 도착,
어렵지않게 숙소를 구하고, 물어물어 한국식당까지 찾아가 순두부를 먹은 것 까진 좋았다.
박물관보다는 사원을, 사원보다는 시장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언제나 그렇듯이 시장을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리면서 오전을 빈둥거리다가 하이데라바드 행 기차표를 예매한 것 까지도 좋았다.
문득 항공권 날짜를 컨펌받아야 겠다는 생각에 싱가폴 항공을 찾아가기로 했다. 거까지도 좋았다.
항공사 거의 다 와서 도미노피자 앞을 지나는데 새벽부터 싸돌아댕기다보니 다리도 아프고 피곤하기도 하고, 오랫만한 접한 패스트푸드의 고소한 치즈냄새를 외면하기 힘들었다.
마침 시계를 보니 오후 2시.
그래, 피자 한쪽 점심으로 먹자.

가게문을 열고 들어갔다.
피자 한 조각 주문을 하고, 잠깐 화장실에 다녀온 후(약 30초) 테이블에 앉아
오전 내내 지출한 것을 가계부에 써야지.. 하고 가방을 챙기려는데
어라? 지갑이 안 보인다. 방금 전까지 있었는데.. 화장실 가져갔었나?
후다닥 뛰어갔다. 없다.
식은땀이 흐른다. 주위를 돌아보니 아.. 카운터 밑에 지갑이 보인다.
휴.. 이게 왜 저기에 떨어져 있담. 안심하고 자리로 돌아와 지갑을 여는데,............

이런 젠장, 된장, 쌈장!!!

돈이 하나도 없다!
달랑 기차표와 숙소명함, 국제학생증..
순간 아찔해졌다. 카운터로 달려가 떨리는 목소리로
"내.. 지갑에 돈이..돈이.. 없어졌어요. 빨리 경찰 좀 불러주세요"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말도 잘 안나왔다.
종업원이 뛰어와
"마담, 마담, 진정하세요, 도대체 얼마를 잃어버렸어요?"
"아..몰라, 빨리 경찰 불러줘요 제발.."
전화하러 가는 듯 하더니 이내 돌아와, 경찰서는 통화중이란다.

평소에 복대와 지갑 8:2 로 돈을 분리해서 갖고 다니는 나는,
서둘러 가계부를 꺼내보니 지갑에 약 1,330루피가 있어야 했다.
그나마 다행이다. 큰 돈은 복대에 넣고 다니기에..

그나저나 경찰서가 통화중이라니!
"다시 전화해주세요. 경찰을 안 부르면 첸나이 한국영사관에 전화할거야!"
"마담, 일단 우리 동료들에게 물어볼께요. 누가 돈을 보았는지. 진정해요.."
그리고 자기들끼리 모여서 무슨 얘기를 하는 듯 하더니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경찰서까지 가려니 현장에서 나가면 안될듯 하여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종업원들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그 큰 눈을 껌벅거리며 나를 쳐다본다.
아..미치고 팔짝 뛰겠네.
이 어이없는 상황.. 난감해졌다.
문득 아침에 들렀던 한국식당 경복궁 사장님이 생각났다.
지갑을 열어보니 젠장, 돈 빼가면서 얼떨결에 한국식당 명함까지 가져갔나보다. 어쩌지..

아, 전화번호부책이 생각났다. 여행중에 어떤 식당에선가 영업별전화번호부책이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벌떡 일어나 가게를 뒤지기 시작했다. 구석에 전화번호부 책이 보인다.
Restaurant의 R을 찾았다. 없다.
다시 K를 찾았다. 오 있다. 경복궁!!
경복궁을 찾아 사장님께 전화를 했다.
"사장님이세요? 저 기억하세요? 오전에 들렀던.."
"아, 현숙씨? 어디예요?"
다행이다. 사장님이 나를 기억한다.
"흑흑.. 사장님, 저 좀 도와주세요. 돈을 잃어버렸는데 경찰을 안 불러줘요."
"어디예요? 주소 부르고 거기 꼼짝말고 있어요. 사람을 보낼테니"

전화를 끊고나니 피자집매니저라는 사람이 왔다.
자초지종을 설명하는데 아.. 사장님께서 직접 오셨다.
처음부터 다시 상황설명.. 다 들으신 사장님께서 벌떡 일어나시며,
'손님은 한 사람밖에 없었고, 화장실 한번 다녀오고나서 돈이 없어졌는데
모른다는게 말이 되냐, 경찰을 부르겠다'면서 소리 버럭버럭 지르셨다.
그래도 매니저는 자신들은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그때, 사장님의 매니저 Kumar가 왔다.
사장님은 가게를 오래 비울 수가 없다며 이럴때 몸이 열개라면 좋겠다 하셨다.
그리곤 내 손에 500루피를 쥐어주셨다..ㅠㅠ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났다.
그리고 kumar는 사장님이 유일하게 믿는 인도인이라고 하셨다.
Kumar에게 처음부터 상황설명 다시 시작..도대체 이 상황을 몇번째 설명하는 것인지..
원망과 울음섞인 목소리로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좋은 인도인들을 많이 만났다. 그러나 지금 혼란스럽다. 어떤게 진짜 너희들의 모습이냐'고 물으니 Kumar가 슬픈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는 내 돈을 꼭 찾아주겠다고 약속했다.

Kumar의 친구가 마침 경찰이라고 한다. 그에게 전화를 했으나 외부에서 일이 끝나지 않아 조금 늦는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벌써 6시. 4시간째 앉아 있었다.
잠시 후 경찰친구의 전화, 일이 길어지니 다른 경찰서로 연락을 해준단다.
일단 철수. 경복궁으로 갔다.
사장님이 좋은 경험했다 생각하고 잊어버리자며 맛있는 것을 만들어주시겠단다.
밥 생각도 없고 해서 숙소로 가고 싶다고 했더니 Kumar가 다가와 하는 말,
"오늘을 기억하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까?"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그래, 돈이 문제가 아니다. 이렇게 눈 뜨고 앉아서 당할 수 없다.
"아니! 난 돈을 찾아야 겠어!!!!!!! 나 좀 도와줘요 제발!"

Kumar와 함께 경찰서에 가서 처음부터 다시 설명 주루룩.. 이제 Kumar가 내 대신 설명한다. 힌디로.
Kumar는 정말 입도 아프겠다 싶었다.
설명을 한참 듣던 경찰, 이 곳은 폭력만 전담하는 경찰서니 도난전담 경찰서로 다시 전화를 넣어주고 그리로 가라고 한다. 그럼 진작 얘기를 하던가!! 여태 얘기를 듣고 있던 건 뭐야 젠장.
여기 시스템은 왜케 복잡해! 짜증이 났으나 어쩔 수 없다.
다시 Kumar와 바이크를 타고 도난전담경찰서에 도착, 처음부터 또 다시 상황설명..
두 사람이 앉아서 포카를 치고 있다. 얘기를 듣는 둥 마는 둥,,,간혹 힐끔 쳐다보는게 고작이다.
도저히 안되겠다. 포카판을 뒤집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경찰 아저씨, 전 앞으로 인도여행을 몇달 더 할거예요. 그런데 인도가 다 이런가요!! 이게 인도의 모습인가요!!"
묵묵히 얘기를 듣던 경찰 2명이 모자를 쓰면서 곤봉을 들고 일어난다. 휴.. 일단 현장검증하러 가자고 한다.

6시 30분. 피자집에 도착, 모든 종업원들을 불렀다.
피자집매니저는 내가 처음에 돈을 가지고 왔는지 어쨌는지 알 길 없고,
다른 장소에서 잃어버린 후, 이곳에서 착각을 하는 거라고 했다.
"내가 바보인가? 돈도 없이 가게에 들어오게? 그럼 왜 내 지갑이 저기에 떨어져 있었지?"
그건 모르는 일이란다.
Kumar와 피자집매니저가 목소리를 높이며 알아듣지 못할 힌디어로 간혹 나를 손가락질 하며 계속 언쟁을 했다.

"경찰 아저씨, 만약 오늘 돈을 못 찾으면 전 하이데라바드에 못가요. 이건 큰 문제가 아녜요. 그러나 돈을 훔쳐간 사람은 계속 돈을 훔칠거예요. 또 누군가의 돈을. 이건 매우 중요한 일이예요. 훌쩍훌쩍.."
너무 속상해서 얘기만 하는데도 눈물이 뚝뚝.. 옆에서 Kumar가 걱정하지 말란다..
경찰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종이를 한장 가져오라고 한다.
종업원들의 이름을 죄다 적더니 종이를 가르키며 매니저에게
"범인은 이중에 있다. 손님은 한명 뿐이었고 이 안에서 돈을 잃어버렸다. 그러니 일단 돈을 만들어와라"
그러자 매니저가 그럼 자기는 누구에게 돈을 받냐고 되묻는다.
"집안에서 일어난 도둑질은 집안에서 해결해야지, 그건 아버지의 몫이다."
매니저가 몇번 경찰에게 대들기를 시도하였으나, 경찰이 위엄있게 큰 소리로 몇마디 하면서
곤봉으로 손을 탁탁 치는 액션을 취한다..
그러자 매니저 할 수 없이 돈을 꺼내온다. 거참 경찰이 무섭긴 무서운가보다.

아.. 그리하여 잃어버린 1,330루피 중에 1,300루피를 그 자리에서 찾았다.
시계를 보니 8시. 흑.. 6시간만의 일이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성심껏 도와준 Kumar가 정말 고마웠다.
숙소까지 데려다 주며 오늘 밤 무슨일이 있으면 전화하라며 핸드폰 번호까지 적어준다.

그리고 하는 말,
"비록 오늘 하루 여기저기 좋은 구경 못한것을 서운하게 생각하지 마라.
오늘 돈 주고도 못 겪는 경험을 몸도 안 다치고, 돈도 안 잃고 경험했으니 당신은 행운아다"라고 했다.
행운아라..

숙소에 돌아오니 하루 종일 신경을 너무 썼는지 씻기는 커녕 손 하나 까딱할 힘도 없었다.
그래도 사장님과 Kumar에게 고맙다는 편지를 썼다.
오늘 아침, 그리고 식당에 인사를 하러 갔다..
그리고 사장님과 Kumar에게 편지를 줬더니 너무 기뻐한다.
특히 Kumar는 어린아이 처럼 어쩔줄 몰라했다^^
그 안에 고맙다는 메시지를 쓰고, 마지막 부분에 진심으로 고맙고 평생 잊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힌디어로 쓰느라 어젯밤 꽤나 고생했다. 쓴게 아니라 거의 그리는 수준..ㅠㅠ

사장님께서 뭐가 가장 먹고 싶냐고 하셨다.
가장 먹고 싶은 것은 삼겹살이었으나 식전부터 삼겹살이라고 말하기가 뭐해 돌솥비빔밥이라고 했더니
직접 만들어오신다.
다 먹고 돈 내려고 하니 여행 잘하려는 뜻이라며 안받으시겠단다.
할 수 없이 어제 받았던 500루피만 돌려드렸다.
그리고 사장님께 들으니 어제 Kumar가 경찰에게 150루피를 줬단다.
여기는 경찰 한번 부르면 100루피 정도 줘야한다나. 일종의 뒷돈이라나..

그 말을 듣고 Kumar에게 어제 내 대신 밥값 낸 것과 고마움의 뜻으로 돈을 건네니 받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준 편지만으로 충분하며 오늘은 내가 웃는 얼굴로 찾아와서 너무 기쁘다고 한다..^^
아.. 너무 착한 Kumar.

사장님이 기차역까지 가는 릭샤를 잡아 릭샤왈라와 흥정을 하는 사이,
뒤에서 Kumar가 어깨를 툭 치면서 뭔가를 슬쩍 건네 준다.
열어보니 하.. 작은 케이스에 담긴 은반지.
건강하고 즐거운 여행이 되길 바란다는 의미라고 한다.^^

첸나이하면 이제 사장님과 Kumar가 먼저 떠오르겠지.
두 사람이 없었다면 아마 상처받은채로 첸나이를 떠났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후둣해진다.
그래서 그런가. 오늘밤 기차로 첸나이를 떠나려니 조금 시원섭섭해진다.


오늘은 또 어떤일이 날 기다리고 있을까..

[nocutting ] - 2002년 07월 10일 오후 4시 23분에 남기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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