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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cutting Date : 2003/12/01  Hit : 4360  Recommend : 1073   
 카쥬라호를 떠나며..
          
어젯밤은 비가 오더니 아침에 일어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활짝 개었다.
카쥬라호는 둔지라서 습도가 높은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돌아다니는데 후덥지근하고 숨이 막히는 것 같다.
오전에 자전거를 빌려 한바퀴 사원을 돌고 시장을 갔다가 잠시 쉬러 숙소에 돌아왔다.
낮잠 한숨자고 일어났더니 머리가 띵하다. 멍청하게 앉아있는데 누가 문을 두드린다.
어제 그 반말 사내.
"점심 안 먹었으면 같이 가죠"
오늘은 깍듯이 존대말 하는 군..
인도음식이 싫다며 오므라이스를 먹으러 가자고 한다.
"그러죠 뭐"
"음식을 안 가리고 잘 먹나봐요?"
'네"
"여자들은 잘 못먹던데.. 인도음식 잘 먹나봐요?"
"네..이제 조금 질렸지만.."
밥 먹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이 사람 말이 너무 많아서 조금 피곤하다.
헤어져 동네 한바퀴 돌고 동네 가운데에 있는 나무에 앉아 책도 읽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구경하고, 꼬마들이랑 놀고..
저녁에 숙소로 돌아왔다. 카쥬라호는 별 느낌이 없다. 오래 있고 싶지 않다.
어디로 갈까 론니를 뒤적이고 있는데 누가 문을 두드린다.
"저녁 같이 먹을까요?"
"저는 별로 생각이......없는데..."
"제가 맛있는데 발견했어요. 라면요"
"그럽시다"
라면을 먹으러 간것 까진 좋았는데 이 사람 정말정말 말이 많다.
말이 많은게 문제가 아니라 대체 뭔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말의 핵심이 없다.
<금강경>에 나오는 문구를 인용하며 마치 자신이 깨달은 것처럼 얘기를 하는데..... 정말 웃음이 다 난다.
저걸 다 외워서 얘기하는 것도 기특하지..싶어 그냥 듣고만 있는데 이 남자 대뜸,
"외롭지 않으십니까?"
"뭐가요?"
"외로운 사람들끼리 한잔 할까요?"
"음.. 별로 안 외로운데요"
"남쪽 돌고 왔죠? 남쪽에서 한국인들 만난적 있어요?"
"아뇨. 외국인도 못 만났는데요"
"지금은 그렇다고 하더군. 그럼 한국말 오랫만에 하겠네"
"네"
"에이.. 그럼 외롭겠구만. 여행오면 다 그런거야. 서로 외로우면 한방도 쓸수 있고 그런거지 뭐. 좋은게 좋은거야"
음.. 이게 이 사람의 핵심이군...
"남자친구있어?"
다시 반말, 카쥬라호 분위기가 끈적끈적해서 그런가...이 사람 대체 왜 이런거야. 쩝.
인연을 믿냐는 둥, 더블룸을 써서 방값을 아끼자는 둥 점점 노골적으로 헛소리를 하는데......
아, 정말 라면 먹은게 얹힐 거 같다. 먼저 일어나야겠다.
"뭔가 오해하나 본데요. 여행하면서 들 뜨는 거 인정하는데.. 내가 여행하다보니까 한국남자들은 딱 두 부류 더군요. 머리를 당신처럼 삭발했던가, 아니면 장발이던가. 물론 안 그런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리고 댁처럼 인도에서 무슨 커다란 깨달음을 얻은것처럼 썰을 푸는데 전 잘 모르겠네요. 그냥 보고 느끼는 것 밖에. 사상이 없어서 그런가? 그리고 여행이 뭐 달라요? 한국이라면 아무한테나 이렇게 쉽게 말할 수 있나? 댁 여행 스타일이니까 뭐라고 말 못하겠지만, 난 관심없습니다. 제가 잘못 이해했나요?"
이 사람 약간 당황한 눈빛, 아무말도 안한다.
먼저 일어난다고 얘기하고 내 라면값만 계산하고 나와버렸다. 기분이 안 좋군..
내가 오버했나? 저 사람에게 퍼부을 말은 아니었는데,.
좋은게 좋은거라니.. 뭐가 좋다는 거지? 왜 방을 같이 써? 비수기라 방이 텅텅 비는구만. 방값도 깎을 수 있고.
아무리 여행이라도 난 쓸데없이 감정이 아닌 감상에 휩쓸리기 싫다. 더군다나 저렇게 진부한 감상은 더더욱.
내가 말하는 자유는 저런식의 자유가 아니다.
부디 인도에 있는 한국남자들이 모두 이 남자 같지 않기를..

아침에 일어나, 그 사람 방앞에 맥스웰 커피믹스 하나를 놓고 왔다.
어제 몰아부친 것도 미안했고, 여행 잘 하라는 뜻에서.
그리고 아무에게나 찝적거리지 말라는 뜻에서.
그나저나 저 사람을 또 만나면 몹시 웃기겠군.....

어쨌거나 난 오늘 밤차로 떠난다. 이 이상야릇한 카쥬라호를.

[nocutting ] - 2002년 07월 18일 오후 4시 25분에 남기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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