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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cutting Date : 2004/03/29  Hit : 4280  Recommend : 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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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지금 한국으로 간다 8 - 티벳



제목을 쓰면서도 참 아이러니 하군요.
제가 지금 한국을 가고 있는 것인지,
한국을 삥삥 돌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무튼 상황보고는 계속됩니다..


2004년 3월 27일 새벽 2시 30분. 라싸도착

"어휴, 내가 기어이 티벳에 오고야 말았네...젠장"
스스로에 대한 감탄인지 긴 여정에 대한 한탄인지
차에서 내리자마자 첫 마디가 이렇게 툭 튀어나와서 저도 놀랬습니다.

꺼얼무에서 400위엔에 출발하기로 한 차는 예상했듯이 출발하기 전날 저녁,
기사가 금액을 더 요구했습니다. 뭐 그럴수도 있는 일이죠.
500위엔씩 내라는 것을 450위엔씩 내기로 하고, 아무튼 싼타나2000에 올랐습니다.
꺼얼무에서 라싸까지는 3곳의 체크포인트가 있는데 1체크포인트는 꺼얼무에서 30킬로 지점,
2체크포인트는 그 곳에서 8시간쯤 더 달려서 있고(기사도 정확히 몇킬로 지점인지 모른다고 함)
3체크포인트는 라싸 들어오기 바로 전(도착하기 약 한 시간정도 전)에 있습니다.
기사는 툭툭형과 저에게 절대 어설픈 중국말도 하지말고, 영어도 하지말고
공안이 뭘 물어봐도 아예 아무말도 하지 말고 자는 척 하라고 했습니다.
가장 까다로운 1체크포인트는 공안이 차를 세우고 기사를 따로 내리게 해서
기사에게 몇가지 물어보고 승객에게도 몇가지 물어보는데 사전에 입을 맞춰놓으면
크게 문제될 경우는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건 중국말을 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서 말이죠.
우리의 경우는, 우린 상해사람으로 친구를 만나러 차를 빌려 라싸로 가는 것이라고
타니가 적당히 둘러댔습니다.
제가 보기엔 이때 기사가 공안에게 돈을 건네줄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상황이 됩니다.
해서 생김새가 전혀 다른 유럽인들도 윗돈만 더 얹어주면 가능하다고 봅니다.
실제로 그들 역시 우리보다 조금 비싸게 오긴 하지만 퍼밋없이 많이들 오고 있고요.
조금 비싼건 그들의 위험부담금 값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일테니.
두번째 포인트는 기사가 갑자기 전속력을 내더니 그냥 통과해버리더군요.
세번째 포인트는 우리가 밤 12시가 넘은 시각이어서 큰 무리없이 통과.
생각보다 별로 어렵지 않았습니다. 운이 좋았는지는 몰라도.

꺼얼무에서 라싸로 가는 청장공로(靑藏公路칭짱꽁루)는 Qinghai-Tibet Highway로
길이 1,115킬로, 평균고도가 4,000미터 이상이 되는 길입니다만, 길은 누가 만들었는지
정말 애썼다..머리 쓰다듬어 주고 싶을 정도로 구불구불하지도 않고
시원하게 쭉쭉 뻗은 것이 참 잘 닦여져 있습니다.
도로는 반듯 미끈하고 상태가 아주 좋아 비록 2차선이긴 하지만
모든 차들이 평균시속 100의 속력으로 경쟁하듯이 힘차게 달립니다.
솔직히 말하면 인도에서 '레(Leh)'를 가는 길보다는 훨씬 쉽습니다.
그 길이야 말로 구불구불하니 어디 차가 그렇게 빨리 달리기나 하나요.
도로상태는 어떻구요. 차 컨디션은 또 말해서 뭐합니까.
거기에 결정적으로 레를 갈때는 해발 5000이 넘는 곳에서 무조건 하루를 야영해야 하니 정말 끔찍하지만,
이 길은 아무리 높다해도 구부러지지 않고 무조건 쌩쌩 통과해버리니 사실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저도 출발 후, 4시간 정도 지나고 나서부터는 머리가 조금씩 아파왔습니다.
홍경천을 한병 마셨더니 수면제가 들었는지 잠이 오길래 졸았는데  
숨이 차서 저절로 눈이 떠지고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긴 했지만
그렇게 심각한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졸다 깨다를 반복하다 최대의 고비 탕글라(해발5,281)을 넘고 나니 금새 괜찮아졌습니다.

저는 제가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설산을 안나푸르나 오르는 길에
타토빠니-좀솜가는 길에서(베이스캠프 가는 길 말고 라운딩 하다 볼 수 있음)
가슴 터지도록(!!) 아름다운 광경을 이미 본 적이 있기에
청장공로는 제 기대에 미치진 못했지만 그래도 조금 그림은 됩니다.
'커커써리'라는 자연동물보호구역을 지나면
도로 양 옆으로 아직 녹지않은 얼음들, 그 뒤로 황량한 벌판에 방목되어지고 있는 야크들,
그 위로 구름과 설산이 병풍처럼 둘러진 풍경들..
사람마다 감흥은 다르겠습니다만, 경험자들의 얘기로는 이 청장공로보다는
우정공로(라싸-카투만두)가 더 아름답다고들 하고,
우정공로보다는 중띠엔-라싸 길이 환상이라고 하는데
이번엔 저는 이 정도도 충분히 만족을 합니다.

해발이 높을 수록 바람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사진 찍겠다고 한번 나갔다 들어오면 온 머리카락이 산발(散髮)이 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고,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다 바람에 차 문이 밀려, 다시 주저앉아 버릴 정도였으니까요.
출발할 때 부터 불안했던 차는 탕글라 산맥을 넘어 해발 약 4,000미터 정도에서 차가 고장이 나서
기사는 반대편에서 오는 차를 잡아타고 수리점으로 갔습니다. 우리를 그 곳에 한 시간이나 버려두고..
자다 일어난 우리는 '기사가 우리를 버렸다. 만약 한 시간 이후로 돌아오지 않으면 우리 모두 얼어죽으니
아무 차나 히치해서 가자..'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있는뇰 민망하게 때 맞춰 기사가 왔더군요^^;
그 사람도 고생 참 많이 했습니다.
한 끼도 안 먹고 수시로 차를 세워서 물통에 얼음물을 날라다 차에 넣고..
아무튼 처음 예정했던 13시간보다 7시간이 초과된 20시간이 걸려서 라싸에 도착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오고 싶어했던 티벳에 왔습니다.
라싸는 해발 3,700미터라서 천천히 걸어다녀야 합니다.
숨차지 않게.
천천히..

힘을 빼고
릴렉스..릴렉스..릴렉스..
* nocutting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4-05-17 00:54)
* nocutting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4-06-08 07:25)
   ::  [2004/03/29] 드디어 갔구나......얼마나 있으려나? 결국 3월중에는 못 들어오는군. 그럴줄 알았어. 여기 벚꽃이 너무 이뻐서 마음이 안잡혀. 하루하루 견디는 것이 힘들구만. 여행을 괜히 알았던가... 마음을 쥐어뜯으며 참고 있어. 고작 관광이나 할 인물이...
 유성용  ::  [2004/03/29] 툭툭이형을 안 다는 방희종 씨와 함께 쳉두까지 넘어갈 것 같습니다.
 방희종  ::  [2004/03/29] 저도 덧붙여 씁니다. 어떤 미모의 여성분일까 궁금해 하며....howasia.net
 도로시  ::  [2004/03/30] 피노키오 노컷팅. 네 코는 오늘밤 한자는 더 길어 질거야. 3월에 들어온다더니 어느 세월에. 너 오면 제주도 가려고 친구에게 공짜 비행기 표를 얻어 두었건만 지금 티벳이면 언제 오겠다는 것이야... 나 먼저 제주도 가야지. 나는 9월에 몽고 간다~ 울랄라. 공짜표 생기지롱. 5월 안에 한국 들어오는 거 맞아?
6월 말에 여름 휴가를 얻을 예정이야. 그때까지 네가 어디쯤을 떠돌고 있다면 내가 함 방문하지. 고추장 싸가지고 갈테니 지글지글 떡뽁이 해먹자.휴가 얻어 가면 일주일은 있어도 될 듯 싶다.
그럼 이만 총총. 건강해!
 재스  ::  [2004/03/30] 노커팅님과 방희종님을 한꺼번에 보는 기쁨을 접하네요.
다들 잘지내시죠. 어휴~ 그냥 처자식 팽켜쳐두고 떠나고 싶군요^^
다들 건강 돌보시면서 좋은여행 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안진헌  ::  [2004/03/30] 뭐이리 아는 사람 이름이 많이 나오노?
 박동식  ::  [2004/03/31] 무슨 팬클럽 같군...^^;;
노커팅, 이제 어디로 가냐? 카일라스 안 가? 오며 가며 정보 잘 챙겨둬.
 nocutting  ::  [2004/03/31] 뇽 : 마음에 무거운 돌멩이 하나 올려놓고 꾸욱 참아내야지. 또 때를 기다려.
성용이형 : 곧 길에서 한번 만나질 것 같군요. 형에게 드릴 것이 있습니다.
방희종님 : 美貌가 궁금하시다고.. 전 米에 가깝습니다. 멋진 싸이트 구경 잘 했습니다(더불어 님의 미모도 함께^^) 종종 들르겠습니다.
도로시 : 4월 중순에는 꼭 들어갈 것이다. 꼭 들어가야만 한다!!
재스님 : 오랫만예요. 잘 지내시죠? 서울에서 한번 뵈어요. 희재도 보고 싶네요..언니에게도 안부전해주세요.
진헌씨 : 메일확인요망!
동식형 : 욕심내지 않으려고요. 여운을 남겨놓고 나중에 다시 올까 합니다. 카일라스는 그때나 가게 될 거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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