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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갈래 Date : 2003/11/30  Hit : 8030  Recommend : 797   
 치앙마이, 그 치명적인 유혹

 

[6차 니꿈기행] 치앙마이 그 치명적인 유혹

2001. 5. 2.수요일
니꿈 6차 나갈래

그 때가 언제였나, 6차 니꿈 기사를 읽고 마음이 설레기 시작한 때가..

나는 그렇게 꿈판에 데뷔했고, 다행히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렇게 이번 트래킹에 참여하게 되었다. 하루 하루 꿈판 게시판에 들어가는 것은 용꿈 당첨이라는 기대보다도 그 자체의 즐거움이 만만치 않게 크다는 것을 꿈판에서 꿈을 꿔 본 자들은 알 것이다. 특히 네오와 사이버청장을 만난 것은 더욱 그랬다. 백수가 되었다고 위로 멜을 보내주던 사람들도 있었고, 개인적으로 만나보고 싶은 사람들도 있었다. 내게 있어 꿈판은 그랬다.

4월 18일

우리 6명의 용꿈 당첨자들은 방콕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처음으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하늘로 날아간다는 것에 흥분을 감출 수 없었고, 영종도로 들어가는 다리부터 내 시선을 잡아 끌었다. 다리에서 내려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그 날 아침은 부분적으로 안개가 많이 끼여 있어서 주변 경치를 전혀 볼 수가 없었다.

비행기가 매끄럽게 이륙했다. 태국에서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는 아무도 몰랐다. 거기 그렇게 매혹적인 시간이 아무 말 없이 우리를 위해 몸단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어이구.. 시원타...

비행기가 착륙하고 탑승교를 통해 방콕국제공항 건물로 들어설 때 가장 먼저 우리를 반긴 것은 그 후끈한 열기였다. 예상은 했지만 그렇게까지 더우리라고는 짐작치 못했다. 그리고 우리들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치앙마이로 가는 국내선으로 갈아탔다. 짐을 풀고 저녁식사를 하고 야시장에 가고 타이 마사지를 받고 바에 가서 술을 한잔 했다. 첫날이 주는 설레임과 포만감은 그렇게 정신없이 지나가 버렸다.

4월 19일

이날 우리는 트래킹 가이드 통을 만났다. 선한 눈빛과 해맑은 미소를 머금고 있는 귀여운 청년이었다. 우리는 먼저 시장으로 가서 통이 점심도시락과 저녁 먹거리를 사는 동안 시장을 둘러 보았다. 눈에 띤 것은 바퀴벌레같은 것들을 튀겼는지 볶았는지 잔뜩 쌓아놓고 파는 것이었다. 그리고 여기저기 우리 같은 트래킹팀들이 쏭태우(작은 트럭같이 생긴 것을 사람이 탈 수 있도록 개조한 일종의 택시)를 타고 있는 것이 보였다. 대부분이 서양인들이다.

시장에서 차로 약 2시간을 달려 우리는 트래킹 출발지점에 도착했고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우리는 본격적인 트레킹을 시작하였다. 생각보다 날씨가 많이 더웠고 그 더위로 우리 일행은 처음부터 많이 힘들어 했다. 특히 몸이 좋지 않았던 노커팅은 구토와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그래도 그 처자 기특했다. 엄살 하나 안 부리고 우리가 쉬어가자고 할 때까지는 절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그리고 이 대목에서 우리 남성 대원들의 자상함이 여실하게 드러났다. 손을 따주던 싹쓸이, 계속 부채질을 해주던 배낭족 그리고 세룡씨, 무거운 배낭을 대신 메준 지니님(지니님은 가장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트레킹 내내 이데근을 능가하는 정력을 자랑하셨다. 쎅쉬한 마당쇠님.. )

마마힐(Mama Hill)이라고 부르는 고개를 넘을 땐, 땀은 비오듯 쏟아지고 제법 힘이 들었지만 그 초록으로 우거진 열대산림과 유난히 많던 대나무들 사이로 한적함이 지배하고 있었고 그 속에 간간히 우리 팀원들의 가뿐 숨소리와 새소리가 우리를 감싸고 있어 평화롭기 그지 없었다.

고개를 다 올라오니 완만한 능선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언뜻 언뜻 나무들 사이로 저 멀리 펼쳐진 산새가 꼭 지리산을 닮았다. 통은 중간 중간 우리를 쉬게 해주며 경치를 감상하게 해 주었다. 그리고 그 때마다 지친 처자들을 위해 부채질을 해 주며 "텐 바트! 텐 바트!"를 외쳤다. 귀여운 녀석...

그리고 드디어 첫번째 카렌족 마을에 도착했다. 여기 저기 돼지, 닭, 소와 같은 집짐승들이 보인다. 전기도 없고 문명의 흔적이라고는 모델이 나와 있는 달력 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지친 노커팅을 위해 여유있게 쉬어가기로 했다. 노커팅이 잠든 사이 우리는 그 전날 받았던 타이 마사지를 노커팅을 대상으로 임상실험해 보았다. 효력이 있었는지 노커팅은 우리의 맛사지를 받고 밤새도록 끙끙 앓아댔다. 그렇지..몸에 좋은 약은 쓴 것이다.

멀리서보면 심운하야...

우리의 산중 사우나는 다시 시작되었고 마침내 하룻밤 묵어갈 다른 카렌족 마을에 도착했다. 짐을 풀기도 전에 우리는 강물로 뛰어들었고 대원들은 갖가지 영법을 선보였다. 특히 싹쓸이의 궁뎅이치기 다이빙은 절묘했다. 그도 그럴 것이 시장에서 샀던 현지인 복장(바지)이 오묘하게 찢어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처녀들은 그 강물에 서로의 머리를 감겨주었다. 아, 나뭇군이 내 날개옷을 훔쳐가지 않은 것이 아쉬울 뿐이다.

우리가 즐겁게 강물에서 멱을 감는 동안 통과 치는 우리들을 위해 정성스레 저녁을 준비하고 있었다. 잠깐 부엌으로 놀러 갔더니 자기들은 요리하면서 늘 맥주를 마신다며 볶아놓은 돼지고기를 안주로 집어주며 맥주를 권한다.

요기서 잠깐, 오다가다 월드 이너뷰, 내가 이번 꿈판 공식 기자잖아..

통은 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예쁜 청년이다. 아버지는 버스 운전기사이고 어머니는 시내에서 상점을 운영하신다. 집에서도 요리를 하냐고 물으니 어머니가 늦게 돌아오시기 때문에 고등학교에 다니는 여동생과 저녁을 직접 해 먹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트래킹 가이드 경력 3년째인 이 총각은 가이드 일은 힘이 될 때까지만 하고(한 5년) 그 이후에는 화원을 열고 싶다고 한다. 집에 과일나무가 많이 있는데 나무 가꾸기를 즐긴다는 것이다. 맘도 예쁘다.

나랑 한국갈래?

혹시 김혜자씨 아니세여?

우리는 통이 내오는 음식을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해치웠고 이어 별구경 달구경 그리고 대원들의 사람 사는 이야기로 밤을 밝혔다. 멀리서 중국인 가이드와 캐나다 아저씨가 마실 놀러 왔다며 얼큰하게 취해서 우리 숙소로 놀러 왔다. 그들은 일정에 여유가 있어 다음날 낚시를 하러 간다고 했다. 같이 가자고 꼬신다..같이 가버릴까? 띠블.. 혼자올 걸...

4월 20일

아침 일찍부터 우리 일행은 코끼리 캠프로 이동해서 코끼리 아저씨 등에 타고 1시간 이동을 했다. 처음엔 코끼리를 밟고 그 위에 올라가서 앉는 것조차 미안했지만, 코끼리 등짝 위에서 보는 경치는 워낙 캡이어서 그런 마음도 슬그머니 사라져 버렸다. 사람 키보다 높은 곳에서 보는 풍치는 또 다른 맛이 있었다. 사람은 사람대로 코끼리는 코끼리대로 그 팔자가 있으려니 하고 애써 미안함 맘을 없애 본다. 그렇다고 내가 코끼리를 업고 갈 수는 없지 않은가 말이다.

점심식사와 휴식을 위해 잠깐 들렀던 마을에서 우리는 또 한번 치앙마이 원주민들의 후한 인심을 느꼈다. 바로 여러가지 악세서리를 팔러 왔던 어느 할머니 때문이었다. 지니님이 약간 비싼 물건을 사자 할머니는 기분이 좋아지셔서 우리 대원 모두에게 팔찌를 하나씩 일일이 묶어주셨던 것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하루 장사였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런 기분파 할머니의 인심에 감동했고, 대신 한국 담배를 한 갑 선물로 드렸다. 물건의 품질을 떠나 통하지도 않는 말로 돈을 받지 않겠다고 노 바트를 외치던 할머니 때문에 우리 모두는 마음이 따뜻해졌다.

노 바트 할머니와 함께...

점심을 먹고 휴식을 잠깐 취한 다음은 대나무 땟목으로 2시간 이동하는 스케쥴이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탔던 땟목은 누구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계속 가라앉아서 대나무 2개를 더 연결해야 했다. 이 래프팅은 트레킹 일정 중에 내게 가장 근사한 황홀함을 선사해 준 코스이다. 사방이 산수화 병풍이었고 조용한 강물 소리와 간간히 치가 들려준 태국 노래 그리고 수영, 쥐라기 공원에서 온듯한 새소리.. 그 땟목 위에 누워서 본 하늘과 구름과 바람과 나무를 나는 오래토록 잊지 못할 것이다.

트래킹 두번째 날 우리는 샨족 마을에 여장을 풀었다. 여기서 우리는 또 한번 황홀한 태국 음식을 맛보게 된다. 상상해 보시라. 힘든 산행을 마치고 시골 어느 마을에서 얻어 먹는 밥... 통과 민박집 주인장의 공동작품으로 내어 놓은 음식들은 어느 태국 음식점에 먹었던 음식보다 맛이 있었다. 그리고 저녁 식사 후에 장작불 앞에 모여 앉아 우리는 만화영화 주제가를 부르기 시작했고, 헹은 드디어 만화영화 주제가의 여왕으로 등극했다. 노인정 좌석에 자리 잡고 계시던 지니님의 진주난봉가도 잊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우리들의 트래킹 두번째 밤이 저물어갔다. 멀리 산능선이 불길에 휩싸여 있었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고 저절로 꺼질거라고 믿는 듯 했다. 그 순간만큼은 서울에 두고 온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싶었다. 그리고 우리들의 가슴 속에 지금도 남아 있는 통의 트래킹 주제가.. Take me home~ Country road~ To Chiangmai, I belong north of Thailand~~~

4월 20일

샨족 마을을 뒤로 하고 치앙마이 시내로 나가는 길은 우리 모두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먼지 길 속으로 멀어지는 원주민 마을을 뒤로 하고 치앙마이 시내로 달려 사원과 난공원 그리고 뱀쇼를 구경하고 타이 마사지를 한 번 더 받고 우리는 통과 헤어졌다. 헤어질 때 한 번 따뜻하게 안아 주지 못한 게 두고 두고 후회스러웠다. 그리고 한국적인 작은 선물을 하나 주지 못한 것도 아쉽다. 치앙마이 시내로 돌아와서는 야시장에서 이것저것 여러가지 음식을 맛보고 우리는 공항으로 향했다. 방콕이여 기다려라 드림팀이 간다!!

비암쇼..여자가 벗구 나오는 그런 거 아니다

호텔에서 짐을 풀자마자 우리는 방콕의 나이트 라이프를 즐기러 중심지로 향했다. 여행자들이 많이 간다는 빠풍이 그 목적지였다. 그 북적거림과 흥청거림에 우리는 약간 낯설어 했지만 마침내 자리잡은 바에서 라이브 공연과 태국 처녀들의 엽기 발랄한 모습을 보며 우리는 금새 분위기에 익숙해졌다. 한층 흥을 돋구던 라이브 밴드의 연주가 끝나고 우리는 아쉽게 숙소로 향해야 했다. 방콕에서 우리의 청춘을 불살라버리려 했지만, 마음은 지오뒤나 몸이 김덩구라.. 우리는 다음날 일정을 위해 일찍(아침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바에서 못다 이룬 꿈은 꿈속에서 이루어 보기로 했다.

4월 22일

대원 중 일부는 수상시장과 왕궁 그리고 새벽사원으로 향했고 나머지 대원들은 자유시간을 가졌다. 특히 왕궁은 그 화려한 자태와 수많은 관광객들, 그리고 자신들의 문화 자원을 잘 유지보존하고 있는 태국 사람들의 면면으로 우리의 부러움을 샀다. 한국어 가이드를 하던 태국 처자는 6개월 배운 한국어 실력이 제법이었다.

오후에 우리는 카오상 거리에서 각기 쇼핑을 하고 마사지를 받고 저녁 식사를 하러 갔다. 해물전문 식당인 그곳은 손님 99.9%가 한국인이었다. 참 울나라 사람들 해물 무지 좋아한다...

이제 우리들의 일정은 끝이 났다. 공항에서 방콕 가이드였던 세룡씨와 그리고 함께 돌아오지 못하게 된 배낭족과 헤어질 땐 이상하게 섭섭했다. 한솥밥을 먹은 정이 그렇게 빨리 깊어질 줄이야... 지금 이 순간에도 소탈하게 하하하 웃던 세룡씨 얼굴이 어른거린다.

그렇게 우리는 서울행 비행기에 올랐고 다들 지쳐 곧 잠이 들었다. 꿈속에서 우리는 통을 다시 만났고 강물에서 수영을 했으며, 세룡씨의 태국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언젠가 다시 돌아가리라 하면서 말이다.

태국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식민지였던 적은 없지만 매춘관광으로 얼룩져 있는 나라 태국. 하지만 이제 나는 태국을 그렇게 기억하지 않는다. 그렇게 잘 살지는 않지만 순박한 마음과 후한 인심을 가지고 있는 나라, 자신들의 문화유산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잘 간직해서 전 세계 관광객들을 매료시키고 있는 나라, 툭툭이와 오토바이의 나라, 그리고 통의 치앙마이가 있는 나라.

누가 그랬나, 보게 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사랑하게 된다고. 나는 그렇게 태국을 살짝 엿보고 왔다. 다음에는 살짝이 아니라 제대로 준비하고 공부해서 태국을 여행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카렌족 마을에서 촛불 켜놓고 밤새워 얘기하고 부시시한 얼굴로 아침을 같이 먹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치앙마이에 꼭 같이 가보고 싶다. 그 날이 언제가 될꼬... 누구 나 함 보고싶은 사람 없나? 밑에 멜주소 적어놨다.

끝으로 남들이야 형식적인 멘트라고 뭐라고 하더라도 이번 6차 뚜벅이 투어에 참여할 수 있게 해준 딴지관광청에 고맙고 참투어 여러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이제 한국에서도 치앙마이 트래킹 코스의 매력을 눈치채고 그 황홀함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만이 생겨나길 바란다.

지니

싹쓸이

노커팅

또 치앙마이로 나가고 싶은 나갈래
(alliscream@dreamwiz.com)

작성자 [ 나갈래 ] - 2002년 02월 28일 오전 03시 32분에 남기신 글 * nocutting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4-06-08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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